신분당선 Interview

  • “청춘을 함께 한 프로젝트이자
     국내 도시철도의
     패러다임을
     바꾼 획기적 프로젝트이죠.”

  • 이승호 부장
    (현, 신분당 용산사업단)

신분당선사업단에서 언제부터 근무하셨나요?
신분당선 민간투자사업 업무는 2004년 3월 본사 SB-PROJECT팀에 근무하면서부터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이후 2005년 3월~2012년 7월까지 SB시공사업단(강남~정자 시공사업단)에서 근무했고, 2012년 7월부터 현재까지 신분당 용산사업단(용산~강남 시공사업단)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신분당선 2단계(정자~광교) 구간은 사업제안을 위해 2006년 겸직으로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신분당선은 대내외적으로 어떤 평가 및 의미를 갖고 있는 현장이었나요?
신분당선은 국내 철도사업 최초로 기획부터 설계, 자금조달, 시공, 운영까지 민간업체가 주도한 사업입니다. 지금은 철도분야에 민간투자사업이 활성화됐지만 신분당선 1단계(강남~정자) 구간을 착공했을 당시만 하더라도 매우 낯선 방식의 사업구조였습니다. 그래서 주무관청(국토교통부, 국가철도공단)이나 지자체 등에 사업진행 단계마다 관련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시키는데 진땀을 빼곤 했습니다. 신분당선은 기술적으로 국내 최초일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흔치 않은 무인 중전철(重電鐵)로 운행이 됩니다. 1단계(강남~정자) 구간 착공 당시 대내외적으로 과연 무인 운전이 가능할지 의구심을 많이 가졌습니다. 그러나 신분당선이 성공적으로 개통되면서 경전철(經電鐵) 사업도 무인 운전으로 추진되고 있으며, 기존 중전철 또한 일부 구간을 무인으로 운행하는 곳도 생겼습니다. 이런 변화를 감안하면 신분당선은 국내 도시철도의 패러다임을 바꾼 획기적인 프로젝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신분당선 1단계(강남~정자), 2단계(정자~광교), 3-1단계(신사~강남) 구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어디인가요?
참여한 모든 사업이 기억에 남지만 그래도 최근 개통한 3-1단계(신사~강남) 구간이 가장 기억에남습니다. 일이 힘들고 어려워서 기억에 남기 보다는 시공에 참여한 사업단장님, 현장소장님, 직원 모두가 적기개통을 위해 애쓰면서도 서로 돕고 격려하며 동료애가 투철했기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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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측면에서 가장 난공사였던 구간은 어디였나요?
강남대로 지하를 굴착한 논현역(7호선 환승), 신논현역(9호선 환승), 강남역(2호선 환승), 양재역(3호선 환승) 모두 난공사였습니다. 강남대로 중앙버스차로를 이설하면서 환승역사를 건설하는 것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2단계 미금역(분당선 환승) 시공에는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강남대로 못지 않게 어려운 공사였다고 전해 들어 공사에 참여한 모든 분들께 경의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시공측면에서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나요?
무인운전기술의 핵심인 ‘열차제어시스템(신호분야)’을 성공적으로 적용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무인운행을 위해 우리 회사의 많은 토목, 건축, 전기, 기계분야 기술자들이 밤낮으로 소통하고 협력하며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그런데 외부에서는 두산건설의 열차제어시스템 경험과 기술을 굉장히 높이 평가하는데 정작 사내에서는 평가가 그리 후하지 않아 아쉽기도 합니다.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CBTC* 원천기술 업체인 탈레스(Thales)社가 위치한 캐나다 토론토(온타리오주) 도시 전체가 폐쇄된 적이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현지 기술자가 한국으로 입국도 못하고, 재택근무만 가능해서 의사소통이 엄청 어려웠습니다. 게다가 현지 공장에서 제작한 설비 반입이 지연되고, 설상가상으로 다른 설비가 배달되는 사고도 있었습니다. 결국 사업단장님 이하 모든 직원들이 밤낮으로 매달려 천신만고를 겪은 끝에 무사히 개통을 했습니다. * CBTC : Communication Based Train Control,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열차제어시스템
오랜 기간 사업단에서 근무하는 동안 가장 큰 애로사항은 무엇이었나요?
사업단에 근무하다 보니 원래 전공분야인 토목분야 보다 철도사업 관리업무를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인허가, 분야별 인터페이스, 시운전 등 다양한 업무를 하며 많은 사람을 만나고, 낯선 업무에 대해 해결해야 할 일도 많으니 어려움도 많지만 신분당선 사업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일이기 때문에 많은 보람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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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무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3-1단계(신사~강남)를 개통하기 전까지 시운전을 약 1년 반이나 했습니다. 시운전은 기존 운영선을 포함해서 신사~광교구간 왕복 약 68Km 구간에서 시행했습니다. 운영 중인 강남~광교구간의 영업종료 후 시운전을 했는데 준비과정을 포함하면 신사~광교까지 1회 왕복하는데 시간이 조금 부족해서 시운전 시행 전 고민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의 도움(?)으로 신분당선 단축운행이 결정되면서 시간적 여유가 생겨 원활한 시운전을 할 수 있었습니다. 1시간 단축운행으로 시운전을 1시간 더 할 수 있었으니 울어야 할지…웃어야 할지…그리고 야간 시운전 업무를 마치고 새벽에 식사로 사발면과 편의점 김밥으로만 1년 넘게 먹기도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해 야간영업이 제한되어 밤샘업무 때는 식사를 제대로 하기가 어려웠습니다. 시운전이 새벽 4시~5시에 종료되면 배달도 안되니 어쩔 수가 없었죠 ㅠ.ㅠ 이처럼 힘들었던 에피소드도 있지만 뿌듯한 경험도 있었습니다. 여름휴가때 가족들과 유럽여행을 갔었는데 오스트리아 현지에서 신분당선 기술에 대한 홍보프로그램을 우연히 봤습니다. 아침에 호텔에서 아들이 갑자기 TV에 신분당선이 나온다고 해서 농담인 줄 알았는데 실제 방영 장면을 보니 가족들 앞에서 많이 뿌듯했습니다.
신분당선이 본인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대리 초반에 신분당선 업무를 처음 시작해서 과장, 차장을 거쳐부장 직급까지 올랐습니다. 한 우물을 판 덕분에 해당사업에 대해서는 누구보다 많은 알겠다고 부러워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솔직히 아직도 철도분야에 대해 배울 것이 너무 많고 어렵습니다.
신분당선이 개통됐을 때 소감은 어땠나요?
3번의 개통을 경험하면서 개통 순간 감동이 밀려오고, 어려웠던 일이 주마등처럼 머리 속을 스쳐갈 것 같았으나 막상 잔여업무를 생각하니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다만 회사생활의 80~90%를 신분당선에서 보내며 집 보다 더 오래 머물다 보니 마치 내가 살 집을 완공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습니다.
신분당선이 향후 대내외적으로 어떤 위상의 시공물로 평가받기를 희망하시나요?
거창한 것 보다 “신분당선 타고 다니니 많이 편하다” 라는 얘기가 많이 들리기를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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