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당시 기획팀장으로 착공업무를 지원했고, 2019년 7월부터 분당두산타워현장의 소장을 맡아 2021년 12월 준공 이후 입주 때까지 근무했습니다.
공사 당시 현장과 주변의 모습이 어떠했는지 말씀해 주세요.
분당두산타워는 정자동 카페골목과 네이버사옥 등 보행로의 중심에 있으며, 신분당선 정자역에 인접해 있습니다.
착공 당시 활성화된 도시 내에 유일하게 가설방음벽으로 둘러싸인
현장으로 존재해 주변과는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 두산그룹 신사옥이 건립된다는 소식은 주변 상인 및
주민들에게 기대감을 갖게 했습니다.
그리고 주변에 주거 오피스텔과 상가들이 인접해 있어 공사를 책임지는
소장으로서 민원에 대한 우려가 적지 않았습니다.
현장 조직 및 분위기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그룹사옥을 시공하는 중요한 프로젝트였기 때문에
공사, 공무, 기계, 전기, 안전 등 일반건축에 관한 경험이 많은 직원들을
최대한 구성할 수 있도록 배려를 많이 받았습니다.
게다가 단일 일반건축물로는 대형현장이기에 협력사를 선정함에 있어서도
우수협력사들과 일할 수 있도록 많은 지원을 받았습니다.
현장 분위기는 우리 직원만 40여 명에 달해서 소장으로서 항상 팀웍을
강조했고, 직원들끼리 소통이 잘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고맙게도 현장직원들이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공한다는 자부심과 열정을 가지고
원팀으로 일해줘서 지금과 같은 멋진 분당두산타워가 탄생한 것 같습니다.
분당두산타워는 시공 당시 대내외적으로 어떤 평가 및 의미를 갖고 있는 현장이었나요?
앞서 언급했듯이 분당에서도 중심상권이라는 정자동에 유일하게 개발이 되지 않고 남아있던 부지에 건립되는 대기업 사옥이라 여러 가지 장단점을 갖고 있었습니다.
특히 외부적으로 많은 이목이 집중되는 현장이라 공사 중 작은 이슈라도 발생할 경우 매스컴에 오르내릴 수 있어 안전, 환경, 민원 등에 각별히 신경을 썼습니다.
또 그룹사옥이다 보니 분당두산타워에서 근무하게 될 계열사와 직원들에게도 많은 요구사항이 있었습니다.
고층공사에 돌입해서는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서울로 오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현장이 보여져 많은 평가와 기대를 한 몸에 받았습니다.
그래서 홍보효과를 염두에 두고 명절인사가 담긴 대형 현수막을 현장에 부착해 뉴스에 자주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근무 중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어떻게 극복하셨나요?
시공 중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지상 24층~27층에 위치한 스카이브릿지를 Lift-up 방식으로 시공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약 1500톤의 중량물을 땅에서 조립해서 120m 높이의 상층부에 결합하기 위해 약 1년간 공법을 검토하고, 4개월간 지상조립 후 20시간 동안
시간당 5m씩 들어올려 완성했던 순간의 안도감과 뿌듯함은 아직도 잊을 수 가 없습니다.
스카이브릿지를 계획하고, 인양할 때까지 안전에 대한 우려와 실패에 대한 두려움은 현장소장인 저에게 더욱 큰 부담이었습니다.
그래서 부담을 극복하고 성공적으로 시공을 완료하기 위해 직원들과 전문가들을 독려하고, 하나하나 그 과정을 꼼꼼히 챙겼습니다.
지금은 웃으며 자랑할 수 있지만 그 당시 심적 부담감은 제 인생에서 최고였던 것 같습니다.
현장을 총괄하는 소장으로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었나요?
현장 팀원들의 부재였습니다. 준공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핵심직원들이 이동하는 돌발상황이 발생했습니다.
이로 인해 대체인력의 수급과 남은 직원들의 업무분담이 커지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래서 본사 지원부서에 협조요청을 많이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인원충원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동시에 남은 직원들과 업무가 단절되지 않도록 더 많이 뛰었던 것 같습니다.
근무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뭐니뭐니 해도 Lift-up이 완성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오전 10시쯤 안전과 기상상황을 비롯한 모든것들을 확인한 후 인양을 시작했습니다.
Lift-up이 진행되는 약 20시간 동안 현장직원들과 협력사 직원들은 눈을 떼지 못하고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약 1년 4개월 동안 준비했던 마지막 Lift-up이 새벽 6시쯤 일출과 함께 완성되는 순간이 머리 속에 또렷이 각인되었습니다.
그리고 해당 참여자들과 같이 먹은 24시간 해장국 맛 또한 잊을 수가 없습니다.
분당두산타워가 본인의 성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요?
분당두산타워는 현장소장으로서 지금까지 두산건설에서
저를 가장 많이 성장하게 해준 현장입니다.
그룹사옥이라는 특수성과 내외부의 기대감 및 우려,
Engineer로서의 도전의식, 그리고 리더로서의 많은 난관과 극복 등
다양한 경험과 기술을 축적하게 해준 특별한 현장입니다.
준공 당시 소감은 어땠나요?
설계자의 의도와 두산직원들의 업무환경 요구사항을 시공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같이 고민하고, 시행착오를 겪으며 완성시킨 결과물이라
준공 당시 현장소장이자 Engineer로서 큰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분당두산타워는 본인에게 어떤 의미로 기억되는 건축물인가요?
저에게는 기억이 아닌 아직도 제 인생 최고의 건축물입니다.
경부고속도로 톨게이트와 분당고속화도로를 지낼 때마다
만나는 육중하고 멋진 모습은 항상 ‘내가 저 건물의 현장소장이었고
리더였다’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을 갖게 합니다.
분당두산타워가 향후 어떤 위상의 건축물로 평가되기를 희망하시나요?
최근에도 분당두산타워에 대한 견학요청과 공사내용에 대한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특히 여러 기업들이 신사옥을 계획할 때 분당두산타워를 롤모델로 삼거나 벤치마킹을 원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더불어 세계적 설계사인 KPF와 협업을 한 덕분에 해외 잡지에도 소개되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외관 디자인의 수려함 뿐만 아니라 건축물을 시공하며 축적한 기술과 노력도 함께 좋은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또한 두산건설 직원들의 좋은 평가가 저에게는 최고의 평가로 남을 것 같습니다.